저는 ADOS-2 총점 15점(비교점수CSS: 9점)에다가 CARS아동기 자폐증 평정 척도 점수는 41.5점입니다. 저의 아이큐는 73점입니다. 저의 상기 수치를 총계한 결과로써, 레벨2의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잃고 있습니다. 
 저는 레벨1 자폐스펙트럼장애 분들 중 일부가 신경다양성을 지지하면서, 자폐를 정체성으로 주장하는 것에 반대하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저 역시 저의 자폐 중 제가 법학과 철학에 제한된 관심사가 설정된 것에 정체성을 실감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극단적인 신경다양성 지지자 분들과 자폐권리운동가 분들이 생명의 위협까지 정체성으로 느껴야 한다고 제게 주장하는 것입니다. 저는 경증의 자폐 분과 대화했을 때, 제가 당장 자폐 증세로 새벽에 등산을 갔다가 60m 이상의 절벽에 추락하여 사망 위험에 처할 뻔한 위험한 순간을 묘사하면서 이러한 증세의 치료를 희망한다고 역설했을 때, 경증 자폐 분은 제게 그것도 정체성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것을 생각합니다. 
 자폐 정체성과 관련하여, 생명의 위협까지 정체성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주장은 정체성과 치료를 혼동한 오류입니다. 정체성은 개인과 사회에 유익하고 문명에 기여하는 것이 정체성입니다. 개인과 사회에 유해한 것은 치료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정신의학 역시 개인과 사회에 지장이 없으면 일반적으로 치료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명의 위협까지 정체성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은 자폐 정체성에 대한 은밀한 재정의의 오류라고 사료됩니다. 
 자폐 정체성과 문화와 관련해서도 윤리학과 인류학 측면에서 비판받아야 타당합니다. 문화와 윤리의 경우, 보편윤리에 위반되거나 개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문화의 경우 시정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위반하면 자문화중심주의에 경도될 위험성까지 존재합니다. 이러한 예로, 한 부족은 입술을 늘려 접시를 끼웠으나, 최근 외부 문명과의 접촉으로 이러한 문화가 쇠퇴하고 있습니다. 만약, 자폐 정체성과 관련하여 계속 생명의 위협까지 정체성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결국 이러한 문화는 자폐인들의 고통과 생명을 담보로 저당을 설정하고 외부의 치료 등 지원을 거부하는 쇄국 정책 내지 자문화중심주의가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따라서, 저는 정체성과 치료가 필요한 대상을 구분하고, 전자는 보장하고 사회적으로 지지하되, 후자의 경우 치료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반박으로, 자폐 정체성과 자폐 문화를 안전이라는 이유로 제거하는 것이 자유 침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 자크 루소가 에밀에서 에밀을 병원 의사에게 데려가지 않는데도, 에밀이 생명에 위협이 있으면 그때는 의사여도 생명 이상을 침해할 수 없으니 의사에게 데려가겠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자폐 역시 아무리 의학계가 자폐를 병리화해도, 자폐인의 생명이 위험하면 더 이상 자폐인을 비하할리 만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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