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정형 자폐증 내지 자폐스펙트럼장애 레벨2를 진단받은 사람입니다. 저는 본래, 저의 자폐 증세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박멸해야만 하는 악의 질병으로 취급하고 간주해야 했습니다. 저는 제가 자폐라는 사실에 좌절과 분노, 적개심, 자기혐오 등 너무나도 많은 고통 속에 제 자신을 학대해야 했습니다. 사실, 저는 성인기에 자폐를 진단받았습니다. 저는 성인기 이전으로 소급해 생각했습니다. 성인기 이전 제가 당한 학교폭력과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의 피해와 대학교의 각각 자퇴 등은 전부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저는 저의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저의 정체성이자 일부이자 자부심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 근거는 첫째로, 저의 긍정적인 측면과 자폐를 결부시켜 저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폐의 긍정적 측면은 체계화된 사고와 규칙을 중시하는 규칙성, 루틴 등이 있습니다. 저 역시 루틴으로 체계화된 일이 있으면 항상 성실하게 반복합니다. 그 결과, 일에 숙련될 수 있습니다.
둘째, 제한된 관심사와 자폐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저는 제한된 관심사가 법학입니다. 저는 민법과 행정법을 공부하여 행정사 1차에도 합격했습니다. 저는 법학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해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 자신도 법학으로 해명합니다. 가령, 저는 저의 자폐스러운 루틴은 헌법과도 같은 영역입니다. 그러나, 누군가와 소통해야 할 때, 자폐를 숨기는 마스킹을 할 때는 국제법입니다. 저는 국제법 우위론 내지 국제법 일원론을 지지합니다. 당연히, 저는 헌법인 자폐스러운 특징보다 마스킹이 우위인 효력이 됩니다. 마스킹으로 저는 타인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저는 법학과 제한된 관심사로 세계를 비유, 유추하여 이해하면서 법학도 계속 암기되고 세계의 이해와 제 자신의 이해가 증폭되게 됩니다. 이것은 긍정적입니다.
셋째,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긍정하면, 제 자신의 자존감이 향상됩니다. 자폐를 완전히 박멸하거나 완치하는 것은 현재 불가능합니다. 불가능한 것을 계속 고집하면 제 자신만 고통스러워집니다. 저는 자폐를 승화시켜, 제 자신과 자폐를 결부시키고 저와 자폐를 친구로, 제 정체성으로, 일체로 간주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자존감에 낫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자폐를 적으로 형성하면, 제 자신과 자폐가 이원화되어 매일 투쟁에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긍정하면 자폐의 고통이 심화되고, 자폐가 희화화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자폐의 고통, 손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ABA 치료를 받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저는 자조가 되지 않아, 매일 샤워, 세면, 식사를 하면 스티커를 받으면서 긍정적 행동을 유도받은 것입니다. 자폐권리운동가들은 ABA를 비난합니다. 저는 자폐의 부정적 측면과 긍정적 측면을 이원화합니다. 그 결과, 저에게는 ABA는 비난 대상이 아니며, 자폐의 부정적 측면을 제거하는 것은 자폐의 긍정적 측면을 보강, 보완하는 방식입니다.
총평하자면, 총평을 법학에 유추하여 설명하고 싶습니다. 종래, 저는 나쁜 관습, 즉 악습으로써 저의 자폐를 박멸해야 하는 대상으로 하는 관습법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관습은 전체 법 질서에 부합해야 하며, 관습법이 법에 저촉되면 조리가 대신 대체하듯이, 저는 조리에 의거 제 자폐의 긍정적 특성을 정체성으로 수용하며 앞으로 살려고 합니다.
제가 자폐에 정체성을 형성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설령 저의 자폐가 의학으로 완전히 제거되어도, 과거 제가 자폐가 있었던 시기까지 소급하여 자폐로 인생을 영위한 시기까지 정지조건설마냥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기 떄문입니다. 누군가가 완치되기 전 과거 저의 지폐를 거론하면서 비난해도, 의학이 저를 완치시켜도, 자폐였다는 사실, 그리고 자폐로서 과거도 완치된 시점의 언젠가도 자폐 자체에 정체성이 있다는 사실은 변치 않습니다.
특히, 자폐 정체성은 타인을 해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현재 저의 고유한 특성 또는 자폐가 완치된 경우 저의 과거를 온전히 수용하는 것이고, 현재 자폐의 부정적 증상을 계속 제거하면서 지폐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제가 미래 혹여나 의학기술로 지폐를 완치해도 계속 저의 자폐였다는 사실는 저의 일부라는 “나”라는 정체성으로서, 타인이 저를 비난할 수 없게 하는 확립이기도 합니다. 위해한 증상을 제외한 저의 자폐는 그저 저의 일부이자, 특성이자, 정체성이자, 저의 이름과 같은 것입니다.
저는 지폐를 혐오하거나 비난하는 것도 원치 않지만, 자폐를 근거 없이 미화하는 것 역시 원치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아스퍼거 증후군이 인류 중 특출나서 그들이 독자적으로 인류 문명을 창달, 견인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건 과학적 근거가 없고, 아스퍼거 증후군만 우월하다는 주장입니다. 저는 비정형 자폐증이라 아스퍼거 증후군도 아니어서 소외감도 느낍니다. 이러한 것이 능력주의로 되어서 천재, 사무직 또는 구직을 못한 저와 같은 자폐인은 아예 배척, 비난받을까 두렵기도 합니다.
자폐는 그저 저의 이름표와 같은 정체성입니다. 저는 그저 자폐라는 이름표를 가지고, 일반인처럼 평범하면서도, 우월하지 않고 제가 원하는 대로 인생을 영위하고 기획하기를 희망합니다. 또, 누군가기 자폐의 부정적 증세를 정체성으로 간주하자는 과격한 주장에 휘둘리지 않고, 저를 위협하는 자폐 증세를 치료, 관리하며 저의 자폐 정체성을 가일층 보강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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